대체로 그 시절 일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뭔가 아득한 공허의 바닥으로 – 만약, 바닥이 있다면 - 떨어지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읽어본 작가들 가운데 Natsume Soseki, Dazai Osamu, Mishima Yukio가 그렇다. 특히, Mishima Yukio의 “금각사”를 두번째 읽을 때는 심각한 구토감으로 2/3쯤에서 접었던 기억이 난다. 2차대전을 앞뒤로 둔 세대라서 그럴까,
10 pages쯤 지나면 “오히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로 출발할 가능성을 결정적으로 잃어 가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요컨대 나는 지금 자신의 청춘에서 유일하며 마지막인 눈부신 긴장으로 충만한 기회에 속절없이 작별을 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고 한들, 이제 그것을 면할 길은 없는 것이다.”라고 주인공 버드(Bird)가 생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내 속절없는 작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아득하기만 하다.
작품 후기에서 작가 스스로 설명하였듯이 소설의 마지막 4 pages - **이후 – 는 없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싫었다면 최소한 작품의 마지막 문장은 지워버렸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